도쿠치 쓰토무-생의 원리
2010. 5
글/ 강구원(버질아메리카주간. 화가)
면과 면, 형상과 형상의 경계가 선으로 맺힌다. 이미지의 시각적 요소인 면과 색채를 근간으로 구성되는 화면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선은 작가가 선묘를 통해 표현하는 선이 아니라 형상을 표현하면서 얻어지는 선이다. 시작과 끝점을 이어서 만들어지는 즉 외형적 특징을 규정하는 선으로 형상이 만들어지면서 작가는 그 속에서 즐거움과 휴식을 동시에 맛본다. 그려내는 대상은 흔히 보아온 자연과 인간의 모습을 매우 단순화하여 표현한다. 사물의 모습을 단순화한다는 것은 그 사물과 지속적인 교감을 통해야하는 것이고, 깊은 사색과 몰입의 시간을 겪어야만 외형의 시각적 이미지를 내적 충만의 정신으로 승화가 가능한 것이다. 이점에서 쓰도무 도쿠치는 매우 서양적인 사유체계를 통해 동양의 정신성을 드러낸다.
보색대비의 화려하고 선명함이 오히려 명상적이다. 화면에 널려진 사물은 각자가 자기 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조화롭게 보인다. 이는 서로를 인정하고 보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서로가 연결점이라는 것을 각인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면과 덩어리로 얽힌 화면의 연결점이 철저하게 서구의 기법으로 시작되지만 결과는 동양의 선묘로 회귀하고, 자연과 인간의 동화는 작가의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다. 일본인이지만 미와 음식(특히 막걸리)에 경도되어 일년이면 꼭 한두 번씩 한국을 찾는 팔순의 쓰도무 도쿠치! 이미 그는 인류의 보편적인 미감과 인간이라는 아주 단순한 생의 원리를 풀고 있으며 미소가 아이와 닮아있다. 작품의 주제 또한 거창한 철학적 메세지를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행동과 행위에 배어있는 부드럽고 향기로운 언어에서 우러나는 명제로 공기와 같이 삶과 밀착된 명제들이다.
한 인간이 자신의 전 생을 통해 화면과 씨름하며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매달린 그 무엇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할 지라도 과정의 시간과 열정만은 의미를 두기에 충분할 것이다. 쓰도무 도쿠치는 씰크판화의 기법적측면을 넘어 특징인 복제, 복수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려는 끝없는 노력을 추구한 작가이다. 그의 명제는 항상 인간을 노래하고 있다. 나는 누구이고 무엇이고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를 반문하고 반복하는데 있다. 거대한 우주를 담는 것 보다는 조그만 감성이나 단어 하나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에 더 마음을 둔다. 그의 집념과 정신은 이미 인류애와 닿아있고 나이 들면서 아집과 욕심이 더해지는 인간의 생체적인 특징을 벗고, 비워내는 마음이 따스한 봄날의 화사한 색감으로 나를 치유케 한다.
Go out and create your own world. As, the world you create will be your own.
You don’t need to think too deeply about it.
The messages I convey are to defy any restriction or restraint, and seek unfettered freedom.
You should avoid convoluted speech, being overly serious, and verbosity.
It’s good to talk or even sing in an easygoing, clear-cut way with sprinkles of humor.
It’s a high-spirited means of communication through your own form of creative language.
You only get one life with a limited amount of time.
Fly high and free, filled with hopes and dreams.
It brings greater happiness to us all.
It’s this feeling or fresh air that makes you feel alive.
Tsutomu Toguchi
명쾌한 색채와 유니크한 조형 감각,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고, 미래에의 꿈과 기대를 담고, 유머러스한 터치로 전개하는 즐거움과 시정이 넘치는 세계!
이론이 아니고, 심각한 모습을 할 일도 없고, 현대인의 행복과, 마음의 풍부함을 추구하는 작가의 마음을, 자유로운 발상으로, 즐겁게 표현!
작품을 보는 사람이 마음에 가지각색인 이미지를 확대시켜서, 이야기나 시나 노래 등을 자유롭게 창작해주면 기쁩니다.
도구치 쓰토무